마커스 보그/톰 라이트의 《예수의 의미》(한국기독교연구소 발간)에서 발췌
7장 몸의 변혁적 현실
역사적 결론
나의 주장은 이런 이야기들과 그 모든 은유적 의미의 층들은 기발한 서기관들이 성서 본문들을 파헤치며 부활 중심이 아닌 초기 기독교를 예수가 부활했다는 신화적 관점에서 자신의 이야기들을 전한 공동체로 변화시켰다는 설명에 근거해서는 설명될 수 없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는 뚜렷한 선택을 해야 한다. 즉 우리는 부활 이야기의 역사적 난관을 자진해서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가시밭길을 돌아 먼길을 가거나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역사적 난관을 받아들이는 일은 예수의 무덤이 빈 것이 그의 몸이 새 로운 형태의 육체로 변형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서, 이것은 물론 그런 일이 애초부터 불가능하다고 보는 계몽주의 이론의 협소한 세계에 갇혀 있는 사람들로부터 저항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가 계몽주의의 건축 구조에서 그 계약대로 방을 빌릴 수 있다면, 우리는 바울의 표현대로, 사람들 가운데 가장 불쌍한 사람들이 되는데, 특히 계몽주의 자체가 파산하고 사기꾼이었다는 심각한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을 때 더욱 그렇다. 역사적 탐구는 냉정하게 예수가 처형된 주간의 첫날을 가리킨다. 그 날 아침 그의 몸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그 밖의 다른 모든 자료들은 놀랄 만큼 쉽게 해결된다. 그러나 그처럼 기이한 일은 일어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면, 그 자료들을 설명하기 위해 더욱 더 복잡하고 희한한 가설들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역사가에게 있어서 또한 과학자에게 있어서 그 대답은 명백하다.
물론 역사가는 역사가로서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것도 강요할 수 없다. 역사가는 단지 내가 주장했던 것만큼 주장하고 나머지는 분명한 선택으로 남겨둘 수밖에 없다. 즉 그 역사적 수수께끼를 예수의 몸이 새로운 종류의 삶으로 변형되었다고 동의하든지, 아니면 공상으로 도망쳐 그 본질을 해결하지 못한 채 스스로 더욱 많은 문제들을 만들게 되든지 둘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여기서 신학자나 철학자는 우리가 실제로 미리 법정 밖에서의 해결을 판정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지를 물어야만 한다. 그 대답은 물론 우리가 하느님, 세계, 자신 등에 대해 무엇을 믿는가 하는 우리의 세계관에 달려 있다. 그 질문은 부활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회의적인 세계관(skeptical worldview)을 포함해서 어떤 세계관들이 도전을 받을 수 있으며 도전 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그런 세계관들은 영원히 정해진 것인지에 대해 우리가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부활의 가능성을 부정하는 “과학”에 되돌아가는 것은 좋지 못하다. 진정한 과학자는 과학이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한다(science observes what normally happens)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인의 주장은 예수에게 일어난 일이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the Christian case is precisely that what happens to Jesus is not what normally happens). 나는 역사가로서 모든 자료들을 포함하지 못하는 해결책보다는 본질적으로 단순한 해결책을 선호한다. 즉 초기 기독교인들이 예수가 죽은 자들로부터 육체적으로 다시 살아났다고 믿었다고 말하는 것과 이런 믿음에 대해 그 들이 진실을 말하였던 것이라고 설명하는 것을 나는 선호한다. 마커스 보그는 만일 (무덤 속에) 비디오 카메라가 있었다면 그 부활 사건을 녹화 할 수 있었을 것인가 하고 묻는다. 카메라는 사람들의 눈이 보았을 것을 녹화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결코 안전한 가정은 아니지만), 그 카메라는 때로 예수를 보았을 것이며 때로는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나는 짐작한다. 그러나 이론상 부활절 날 새벽에 누군가는 예수가 서른 여섯 시간 동안 누워 있던 그 빈 무덤을 촬영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나의 의심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