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워셔의 《복음》에서
23 부활 신앙의 근거
빈 무덤
제자들뿐 아니라 예수님의 원수들도 예수님이 죽으신 후에 그분의 시신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따라서 빈 무덤과 예수님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부활의 강력한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예수님의 시신만 공개했어도 기독교를 능히 파괴할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처형을 요구한 유대 지도자들과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은 로마 당국자들은 무덤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었고, 그분의 시신을 꺼낼 기회가 충분했습니다. 그들은 부활의 메시지가 거짓이고 사도들이 근거 없는 신화를 전한다는 것을 단번에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했더라면, 기독교는 싹트는 순간 시들어 죽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왜 예수님의 시신을 제시하지 못한 것일까요?
회의주의자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세 가지 이론을 창안했습니다. 모두 터무니없는 이론입니다.
첫째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지 않으셨다는 이론이다. 예수님은 단지 의식을 잃으셨을 뿐인데, 당국자들이 그분이 죽은 줄로 착각했다는 것입니다[기절설]. 나중에 서늘한 무덤에 안치되자, 예수님이 의식을 되찾고 무덤에서 빠져나왔다고 주장합니다. 이 이론을 논박할 확실한 증거는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로마 군인이 창으로 예수님의 심장을 찔렸고, 전문가들이 철저히 점검한 뒤에 그분의 사망을 확인했습니다(요 19:31-34). 설혹 예수님이 그 모진 고난에서 살아남으셨다고 해도 그런 상태로는 무덤을 막은 돌문을 옮길 수 없으셨을 것입니다.
게다가 예수님과 같은 사람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숨어들어 익명의 인물로 남은 생애를 살아갔을 가능성은 더더욱 희박합니다.
둘째,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곳에 다시 매장했다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을 논박할 수 있는 증거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로마 경비병은 규율과 임무 수행에 철저하기로 유명했습니다. 그리고 신약 성경은 예수님이 체포되어 십자가에 처형되시는 동안 그분의 제자들이 크게 두려워하며 숨을 죽였다고 기록합니다. 성경은 제자들이 시신을 흠쳐낸 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다는 거짓 신화를 퍼뜨리지 못하도록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이 빌라도에게 훈련된 로마 병사들로 무덤을 지키게 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합니다(마 27:64). 이로 미루어 보아 겁에 질린 몇몇 제자가 로마 경비병을 물리치고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내기는 불가능했습니다. 제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처형되시는 동안, 이미 모든 용기를 잃고 말았습니다. 수제자인 시몬 베드로조차 그를 그리스도의 제자 가운데 하나라고 지목하는 여종의 말을 극구 부인하기에 급급했습니다(막 14:27, 마 26:56, 눅 22:55-62). 대제사장의 당부와 달리, 로마 경비병들이 임무 수행 중에 잠을 잔다는 것도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마 28:11-15). 사실, 부활을 믿기보다는 이 주장을 믿기가 훨씬 어렵습니다.
셋째, 제자들이 무덤을 잘못 찾았다는 이론입니다. 그 무덤이 산헤드린 의원이던 아리마대 요셉의 소유였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이 이론은 도무지 성립될 수 없습니다(마27:57-61, 막 15:42-47, 눅23:50-56, 요 19:38-42). 그와 니고데모는 “바리새인이자 유대인의 지도자였다.” 그 두 사람이 예수님의 시신을 갈무리해 무덤에 갖다 놓았습니다(요3:1, 눅23:50-53, 요 19:38-42). 더욱이 성경은 갈릴리에서부터 예수님을 따라온 여인들이 무덤의 정확한 위치를 알고 있었다고 증언한다(마 27:61, 막 15:47, 눅 23:55). 제자들이 무덤을 잘못 찾아갔다면, 친구들과 원수들 모두 그들에게 무덤이 있는 정확한 장소를 일러주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신을 감싼 천을 벗긴 다음, 예수님의 유골을 보여주었을 것입니다. 이 이론도 다른 두 이론처럼 전혀 터무니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