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27:27 이에 총독의 군병들이 예수를 데리고 관정 안으로 들어가서 온 군대를 그에게로 모으고
마27:28 그의 옷을 벗기고 홍포를 입히며
마27:29 가시관을 엮어 그 머리에 씌우고 갈대를 그 오른손에 들리고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희롱하여 이르되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 하며
마27:30 그에게 침 뱉고 갈대를 빼앗아 그의 머리를 치더라
마27:31 희롱을 다 한 후 홍포를 벗기고 도로 그의 옷을 입혀 십자가에 못 박으려고 끌고 나가니라
사법 절차는 끝나고 이제 판결에 대한 시행만 남습니다. 예수는 유대나 로마의 사법 당국이 아니라 사형을 집행하는 로마 군병들에게 넘겨집니다. 끝까지 엄정한 절차가 이어지지만, 이 과정에서 예수의 죽음은 외형적으로는 다른 십자가 처형과 유사하지만, 점차 특별한 처형임이 드러납니다. 이러한 사실은 예수의 죽음과 부수적 사건에 관한 본문(45-54절)에 가장 잘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마태는 총독의 군병들에 의한 “유대인의 왕”이라는 조롱과 예수의 머리 위 죄패에 기록된 짧은 혐의 및 유대의 구경꾼들과 대적들에 의한 신학적 뉘앙스의 희롱을 통해 독자들이 그 속에서 예수에 대한 역설적 진리를 깨우치기를 바라며, 공개적 수치와 고통이라는 상황을 통해 그가 참으로 유대인의 왕, 성전을 짓는 자, 구원자,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보여 줍니다. 또한 무지한 구경꾼들이 조롱하는 동안 예수의 유기에 대한 처참한 부르짖음에 이어진 지진과 성소 휘장의 찢어짐과 죽은 성도의 부활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독자에게 그 어두움 속에서 세상을 변화시킬 만한 중요하고 근본적인 무엇인가가 일어났음을 말해 주며, 조금 전까지 “유대인의 왕” 앞에서 무릎을 꿇고 희롱하던 냉철한 군인들조차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라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27절, 대제사장 가야바의 관정에서,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를 정죄한 후 그를 학대하고 희롱했습니다(26:67-68). 로마의 재판이 끝나자, 총독의 군인들도 같은 일을 자행했으나 훨씬 잔인하고 폭력적입니다. 당시 팔레스타인에 주둔한 연대는 없다는 사실 때문에, 여기 빌라도의 군병은 로마 정규군이 아니라, 주변 지역의 비유대인 가운데 차출된 자들로 구성된 용병들로 보입니다. 그들은 유대 왕에 대해서는 일말의 동정심도 없습니다. 따라서 관정 안에서의 모임은 소란스럽고 난폭했을 것입니다.) “온 군대”는 엄격이 말하면 6천 명의 정규군을 뜻하지만, 마태가 이 단어를 그러한 전문적 의미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28-30절, 자칭 왕이라는 자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오락거리였으며, 비유대 군인들로서는 이 고상한 유대인을 합법적으로 학대할 수 기회를 놓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모든 장면은 왕으로의 등극을 조롱하는 행위로서 즉석에서 변통한 초라한 것들이 왕의 옷과 왕관과 홀을 대신하고 신체적으로 가해지는 희롱이 왕에 대한 존경을 대체합니다. 그들이 관을 만들기 위해 사용한 “가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시나무로 만들었을 것인데, 그들의 의도는 신체적인 고통보다 조롱하기 위한 것이었겠지만, 가시로 만든 관은 당연히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피를 흘리고 옷을 벗은 상태에서 왕의 옷과 권력의 상징을 패러디한 행위는 조롱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어서 군병들은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라고 조롱합니다. 이것은 황제에 대한 공식적인 인사 “황제 폐하 만세”(Ave, Caesar!)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입니다. 침 뱉음과 폭력이 더해짐으로써 이 장면은 잔인함과 극단적인 치욕을 결합한 것으로, 로마 채찍의 잔인한 고통을 당한 예수는 이미 스스로도 지탱할 수 없는 상태였으며, 지칠 대로 지친 신체는 이 불쌍한 유대 “왕”의 모습을 더욱 초라해 보이게 합니다. 이 모든 일은 폐쇄된 공간에서 이루어졌으며, 인종 범죄를 거론할 유대 구경꾼들은 없습니다.
31절, 예수가 십자가 형장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설 때 조롱 도구가 제거되었으며, 예수는 원래 옷을 입습니다. 골고다로 가기 위해 예수의 옷을 다시 입힌 것은 대중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을 큰 수치로 여기는 유대인을 의식한 조치로 보입니다. 십자가 처형은 일반적으로 옷을 벗긴 상태에서 시행하며, 35절에서 예수의 옷은 다시 벗겨지니다. 복음서 가운데 후기 기독교 예술이 전통적으로 묘사하는 것처럼 조롱이 끝난 후에도 예수의 머리에 가시관이 남아 있었는지에 대해 언급한 본문은 없지만, 옷을 제거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었다는 것을 볼 때, 가시관은 그대로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 줍니다.